해군은 무슨 용도로 사용하려고 F-35B 6대를 마라도함에 탑재하자고 했을까?
일본 자위대로부터 독도 방어?
아니면 북한해군 상대로의 해상 제공권 확보?
아니면 상륙작전시 해병대 근접항공지원(CAS)?
아니면 상륙작전시 상륙교도보 상공 제공권 확보?
아니면 해상작전시 함대방공?
군사전문가 백선호님이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1970년대에 우리 마라도함보다 훨씬 큰 영국해군의 인빈서블이 기획될 때 시해리어 FRS1 탑재 수는 딱 5대였고, 1980년 인빈서블이 막 배치되었을 때 실제로 시해리어 FRS1은 딱 5대만 실었는데, 이 5대는 1대가 하늘에 떠 있고 또 다른 1대가 출격을 준비하는 'one up, one ready'로 운용되었다고 합니다.
적 전투기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 전투기가 올래야 올 수 없는 먼 대서양에서 영국 함대가 어디에 있는지 찾으러 홀로 나온 Tu-95RT같은 비무장 정찰기를 잡거나 내쫓는 것이 시해리어 FRS1의 임무여서 그랬답니다.
1982년의 포클랜드 전쟁 때는 인빈시블과 허미즈, 그리고 컨테이너선 아틀란틱 컨베어에 탑재된 SEA HARRIER Mk.1 28대, 해리어 GR3 14대를 투입해서, 함대방공과 상륙군 CAS 지원만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SEA HARRIER 6대와 GR3 4대를 손실했습니다.(SEA HARRIER 4대 + HARRIER GR3 1대 피격추, SEA HARRIER 2대 + HARRIER GR3 3대 비전투 손실)
참전한 모든 영국해군 전투함은 크고 작은 함대공 미사일로 무장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공망이 거의 매일 뚫려서 42형 구축함 2척(쉐필프, 코벤트리)과 프리깃함 2척(아르덴트, 안텔로프), LSL 1척(서 갤러해드), LCU 1척, 컨테이너선 1척(아틀란틱 컨베어)이 아르헨티나 공군에게 격침당했습니다. 또한 구축함 글래스고우/플리머스, 프리깃 안트림/아르고너트는 불발탄 피격, 글래모건은 지상발사 엑조세 미사일에 중파, 상륙함 서트리스트람이 공습에 중파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공군은 1982년 당시에도 이미 구형이었던 A-4 SKYHAWK와 미라지-3, 미라지-3의 이스라엘 복제형인 DAGGER만으로 구성된 전력이었고, 포트스텐리와 구스그린 비행장의 파괴로 아르헨티나 본토에서 날아왔어야 하는 관계로 포클랜드 전투공역에서의 작전가능시간이 5분이내 였으며, 그나마 그 와중에도 AFTERBURNER를 사용해서 에너지 전투를 구사할 수 없었던 전력이었습니다.
SEA HARRIER의 경우 , 28대가 44일간 1200 SORTY 이상 비행을 했고, 가동률은 상상하기도 힘든 90%였습니다. 작전임무 중 1% 미만만 항공기 이상으로 실패를 했습니다.
공중전에서는 최소 20대의 아르헨티나 군용기를 격추시켰지만(그 중 16대는 AIM-9L로 격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르헨티나 전술기들은 연료 부족으로 제대로 된 공중전을 시도하기 힘들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소수의 프랑스제 슈페르 에탕다르가 운용하는 공대함 엑조세 미사일 5발이 운용되었을 뿐입니다.(2번의 유효공격에 각 2발 발사, 1발씩 명중, 구축함 셰필드와 컨테이너선 아틀란틱 컨베어가 격침. 그 중 셰필드에 명중한 엑조세 미사일은 불발탄인데 로켓 모터 연소에 의해 화재 발생으로 침몰, 마지막 보유탄이었던 1발은 인빈시블을 노렸으나 함대방공망에 의해 요격된 것으로 추정).
공대지 전과는 신통치 못해서, SEA HARRIER와 HARRIER GR.3는 총 200발도 못되는 재래식 폭탄만 투하했고, 레이저유도폭탄(LGB)는 4발이었습니다. 따라서 지상전의 결과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을 뿐입니다.
즉, 질적으로 대등하거나 열세이며, 숫적으로 우위인 전력을 가진 아르헨티나 군을 상대로 영국해군의 HARRIER 전력 42대로 함대방공임무는 공중전에서는 승리했지만, 함대를 방어하는 데에는 실패, 근접지원 임무는 미미한 전과를 거두었을 뿐입니다.
1999년 코소보전쟁 때 영국해군 인빈서블은 시해리어 FA2를 7대만 싣고 가서 참전했는데, 함대방공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시해리어 FA2 7대는 하루 24시간 내내 CAP 하는 것이 아니라 1900시부터 2300시까지 하루에 딱 5시간만 CAP 하면 되는 여유있는 조건이어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4대 1개 편대를 보낼 때 고장에 대비해서 1대를 'spare'로 같이 보냈다고 합니다.
역으로 코소보 전역에서 영국해군이 4대씩 24시간 CAP을 치려면 적어도 20대는 필요하고, 거기다가 함대상공 방공까지도 책임지고 지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6대는 더 필요할 듯 합니다.
즉, 전투기 6대만 싣는 항모는 함대방공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곳에서 대부분의 임무는 동맹군 또는 공군이 수행할 때 숟가락 얹고 나도 조금 기여한다고 생색 내는 용도에만 쓸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생색만 내는 임무를 수행한 것이 2001-2002년 아프가니스탄의 이탈리아해군 항모였습니다.
전투기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비를 받아야 합니다.
조종사 호흡용 액체 산소(F-35는 자체 산소발생기가 있음), 각종 유압계통 작동유, 엔진오일, 연료, 타이어 등 기타 소모품의 보급과 더불어, 기초적인 정비, 주기교체 소모품 교환, 간단한 고장부품 교체(LRU : LINE REPLACE UNIT) 등을 해주어야 합니다.
거의 동시에 기총탄, 각종 무장의 장착 및 점검 등에 시간을 소모하게 됩니다.
또한, 전시 가동률을 아무리 올려도 90% 이상은 힘들기 때문에 10대 중 최소 1대는 비행을 못하는 고장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밖에도 임무 중 피탄, 이착함 중 손상으로 인해 가동율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전투손실까지 겹치면 최소 20%는 전투에 참가할 수 없다고 봐야 합니다.
함재기는 기본적으로 2대는 함대방공 공중 초계, 2대는 함상방공대기, 1개 편대(2~4대)는 상륙전력 또는 적 해상세력 공격임무, 1개 편대는 작전지역 진출, 1개 편대는 작전지역 퇴출 및 귀환, 1개 편대는 예비임무 대기, 1개 편대는 정비/급유 및 무장장착, 1개 편대는 고장정비를 하는게 최소한입니다. 적어도 16~20대는 되어야 합니다.
이런 규모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함대 상공에 실질적으로 가용한 전투기 세력이 1대도 없는 시간이 엄청 많아집니다.
쓸모있는 공격편대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2척의 항모가 필요하고, 해군의 3직제(임무-임무지역 진출 및 귀환-창정비)를 고려한다면 최소 척당 20대를 수용가능한 3척의 항공모함과 60대의 전투기가 필요합니다. 3직제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척의 항모와 40대의 전투기가 필요하게 됩니다.
40대의 전투기로 무엇을 할까요?
2개 전투비행대대- 1개 전투비행전대 규모입니다. 대대장 중령 2명, 참모 중령 2~4명, 전대장 대령 1명, 참모직위 대령 1명, 어쩌다 항공단장 준장 1명이 끝입니다.
이렇게 진급의 문이 좁은데 어느 누가 해군 전투기 조종사를 선호할까요?
그럼 공군이 전투기와 조종사들을 운용하면 된다고요?
공군에서 운용해도 F-35A와 F-35B는 제식형이 다른 비행기입니다.
거기다가 수직이착륙형이기 때문에 비행교육도 다 다릅니다
공군에서 운용해도 교육 훈련 정비대를 따로 운용해야 합니다.
기존의 공군교육체계와도 완전히 다릅니다.
이탈리아해군은 AV-8B 해리어 조종사 훈련을 미국에 보내서 하는데, 기본비행훈련으로 터보프롭 T-34C를 6개월 동안에 70시간 타고, 그 다음에 고등과정 T-45를 90시간 타면서 미국해군 항모에 이착함까지 합니다. 그 다음에는 미국해병대의 203 훈련대대로 가서 AV-8B로 기종 전환을 하고, 그 다음에는 미국해병대의 일선 해리어 부대로 가서 몇 달을 보낸 다음에야 이탈리아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만일 우리나라가 F-35B를 도입하게 된다면, 공군에서 조종사들이 미국해병대로 가서 AV-8B 대신 F-35B로 위탁 교육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 기존의 F-35A와는 교육양성체계도 다르고, 그 특성상 그 기종에서 장기간 복무해야 합니다.
해군 함장 밑에서 해상 작전을 하니 기존의 공군과는 성격도 조금? 많이? 다릅니다.
그렇게 되면 보나마나 F-35B로 가서 함상근무를 하라는 것은 무늬만 공군이지, 해군으로 가라는 이야기이고, 공군 전투기 조종사에게는 유배지와 다름이 없습니다.
CAG거쳐서 항모함장이 될 전망도 없이 그런 보직 받는다는건 거의 거기까지만하고 옷벋으라는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뭐, 군인이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살지, 언제 진급에 연연하면서 사냐고요?
네! 그래서 영국해군이 SEA HARRIER 조종사들이 진급도 안되고, 힘들어서 다들 전역하고, 기종 배정받으면 기피하고 해서, 조기에 SEA HARRIER 전투기들을 퇴역시켜버리고(다른 이유도 복합적이지만), 공군의 해리어를 함상에서 사용했는데, 함대로 배속받은 조종사들이 대부분 의무 복무 기간만 지나면 전역을 하거나, 거부하고 전역을 해서 골치를 앓았다지요.
보상없는 의무의 강요는 그냥 의미없는 전력의 손실일 뿐입니다.
당장, 진급과 수당의 메리트가 없어지니까 잠수함 승무원을 자원하는 간부들이 부족해서 강제로 보내도, 의무 탑승기간만 끝나면 너나 할 것 없이 지상근무로 빠지거나 전역하는게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진급은 둘째칩시다.
수직이착륙기를 운용하거나 했던 해군은 5개국입니다. 미해병대, 영국해군, 인도해군, 태국해군, 이탈리아 해군입니다.
이 중 미해병대는 항공병력만 해도 왠만한 타국의 공군을 능가하니까 적절하게 운용이 가능합니다. 영국해군은 예산과 인력관리 문제로 고민하다가 결국 조기 퇴역시켰다가, 이제 겨우 다시 퀸엘리자베스급 항모로 되돌아오려 합니다. 그마저도 한척이 아닌 두척을 건조중입니다.
인도해군은 영국해군이 도태시킨 시해리어 FA1과 FA2를 사용하다가, 수직이착륙기의 한계를 절감하고, 러시아제 키에프급 항모였던 기준배수량 45,000톤급 항모 고르쉬고프를 개조하고, 러시아제 MIG-29K/KUB를 함재기로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체를 개조하는 가격만 20억불이 넘었죠.
태국해군이나 이탈리아 해군은 생색만 내는 항모 전단을 운영하거나 운영중단상태입니다.
이탈리아 해군의 30,000톤급 항모인 콘테 디 카보우르는 F-35B보다 작은 AV-8B 8대, 헬기 12대 등 20대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기종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므로, 단일 기종 운영시 20대가 최대입니다. 그마저도 F-35B로 교체되면 운용댓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해군이 실질적으로 함재기를 운용가능한 전력으로 키우고 싶다면, 적어도 미국의 아메리카급은 되어야 합니다.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은 45,700톤으로,
통상임무시 : F-35B 전투기 10대, MV-22 틸트로터기 12대, CH-53K 헬리콥터 4대, AH-1W 공격헬기 8대, MH-60 다목적헬기 4대를 운용합니다.
해역통제임무시에는 F-35B 전투기 20대, MH-60R 대잠헬기 6대를 운용합니다.
F-35B만 운용할 때는 22대를 탑재합니다.
이런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의 가격은 함정 가격만 척당 34억달러이고, 3척에 102억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11조 5천억원이 넘습니다.
이런 항공모함 3척에 탑재할 F-35B 전투기 60대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공군이 도입하는 F-35A 40대의 가격이 기체가격만 4조원이었습니다. 그럼 F-35A보다 비싼 F-35B라는 점을 고려하면 40대만 도입해도 적어도 5조원, 60대를 도입하면 적어도 8조원 가까이 들겠지요.
항모 3척에 전투기 60대로 20조원이 소요됩니다.
그럼 달랑 항모가 전투기만 탑재하고 단독으로 움직일까요? 항모전단을 만들어야겠지요.
항모 1척에 함대방공을 담당할 이지스 2척과 다목적 구축함 이순신급 2척씩은 있네요. 하지만, 군수보급함은 현재 신형 1만톤급 소양함 단 한척만 작전배치되었습니다. 적어도 2척은 추가로 건조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기타 함대를 지원할 군수보급함도 최소 1척은 있어야 할 겁니다.
우리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제작해서 공급한 2만톤급 군수지원함이 4000억원이었답니다. 그냥 단순하게 배수량으로 계산해서 2000억원이라고 합시다. 그럼 6000억원이 더 듭니다.
그리고, 항모전단을 수중에서 호위할 공격형 잠수함, 우리는 원자력 잠수함이 없으니 AIP 탑재 장보고 III급이 추가로 함대당 2척이 필요합니다. 총 6척이 더 필요하군요. 이런 항모전단 호위 잠수함은 통상적으로 잠수함 사령부가 수중작전에 사용하는 목적과 상이하므로 현재 진행중인 3척 건조 + 3척 추가 건조로 되지 않습니다. 기존의 건조중인 잠수함과 임무가 다른 항모전단 호위용으로 신규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럼 척당 7,100억원이니까 6척이면 5조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합니다.
항모 3척 11조 5천억원 + 전투기 60대 8조원 + 군수지원함 3척 6000억 + 호위 잠수함 6척 5조원 = 25조 1천억원!!!!
2018년 국방예산이 총 43조 2천억원이었고, 그 중 방위력개선비가 31.3%로 13조 5천억원이었습니다.
3개 항모전단 구축에 10년을 잡는다고 얼추 계산해도 연간 2조 5천100억원.
매년 방위력개선비의 18.5%를 항모전단 구축에 투자해야 합니다.
해군에 할당되는 방위력 개선비를 다른 곳에는 투자하지 않고, 항모전단 구축에만 올인해야 10년만에 구축이 가능한 규모입니다.
이 항모전단을 운영하기 위한 전력유지비와 전력운영비는 계산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해군은 과연 F-35B 6대로 무슨 임무를 할 수 있을까요? 무슨 임무를 하려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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