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서부여행

08년 미국 가족 여행기9 (10월 31일 West Yellowstone - Gardiner)

無名人 the first 2009. 3. 20. 22:10

 

140마일, 순주행시간 3시간 30분 이상

 

 

오늘은 할로윈 데이. 아침 식사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컨티넨탈 블랙퍼스트로 해결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시골로 갈수록 체인점이 아닐수록 식사가 푸짐하다. 보통 머핀 몇가지, 우유와 오렌지 쥬스, 시리얼, 식빵과 잼 종류 정도인데 오늘 아침은 직접 구워 먹는 와플, 우유, 오렌지/포도 쥬스, 식빵, 토스트, 머핀, 베이글, 각종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가 같이 있다.


토스트를 구워서 맛있게 먹는 가현이. 가현이의 장점 중 가장 큰 것 어디서든지 뭐든지 맛있게 잘 먹는다.

 

 모텔을 나와 근처에 있는 주유소로 향했다. 오늘 하루로 빨빨빨 돌아다녀야 하는데, 차도 배을 채워야지...

차를 개스펌프 앞에 세우자 카드가 입력안되는 펌프라서인가 백발의 백인 할아버지가 다가온다.

마침 진욱이와 가현이가 소란을 피워서 주의를 주는데

이 할아버지 왈..."괜찮아요!"...

아무 생각없이 기름 넣는데,

가현이가 인사를 하자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오잉?' ...어.... "한국말 할 줄 아세요?"   "조금 할 줄 알아요"  그런데 조금 하는 한국말이 아니다.

알고보니, 육군 정보장교 출신이다. 한미연합사 정작부에서 근무했었고, 육군대학이 진해 있었을 때 교환교관도 했었단다.

나도 예비역 공군 소령이고 내 마지막 보직이 연합사 정작부 조정통제과장이라고 반갑다고 하니까 너무나 기뻐한다. 같은 부대 근무한 전우란다.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나도 기쁘고 그 분도 기쁘고...

아들이 운영하는 주유소이고, 이곳이 고향이란다. 가끔 한국 사람들 온단다. 아침부터 뜻하지 않게 한국말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282 Fire Hole Ave, West yellowstone, Montana, Econo Mart Convinience Store) 

 이곳에서 37.12$를 주유에 사용했다. 주유소를 빠져 나와서야 그 양반과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사진이 뭐 그리 중요하겠냐만 그래도 이국 타향 수만리 떨어진 곳에서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는 백인 할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이, 그것도 같은 부대 근무했던 전우를 만났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인연인가?

 

Yellowstone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1872년 첫번째로 지정된 가장 크고 잘 알려진 국립공원이다.

와이오밍 주 북서부, 몬태나 주 남부와 아이다호 주 동부의 일부 지역에 걸쳐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평균고도 2,440m의 넓은 화산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면적은 89만 8,315㏊로 커스터·쇼숀·티턴·타기·비버헤드·갤러틴 국립산림지에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옐로스톤은 64만년 전 대규모의 화산 분출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옐로스톤의 거의 대부분이 거대한 화산 분화구 내부라고 한다. 너무 광대해서 몰랐는데, 인공위성 사진을 찍어보고 알았다던가? 가다보면 분화구 경계를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다. (55km ×80km)

이 때 분출된 화산재의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루이지애나와 캘리포니아주에서까지도 발견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옐로스톤은 특색있는 지형물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위 산, 삼림 화석, 침식된 용암유동층(lava flows), 흑요석(화산유리) 산, 그리고 다른 지질학적 형성물들이 있다고 한다.(먼 소리인지는 나도 알 듯 모를 듯 하다.)

 그러나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형 표상은 1만여 개에 달하는 간헐온천, 매머드 온천(70℃ 이상), 이화산(泥火山)과 그보다 수가 작은 온천들이다. 많은 수의 간헐온천이 30m 또는 그 이상의 높이로 분출하는데, 그 가운데 올드페이스풀 간헐온천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문제는, 옐로스톤이 사화산이 아닌 휴화산이라는 점. 많은 전문가들은 몇 년 내는 아니지만 얼마 멀지 않아 다시 분화를 재개할 것이고, 다시 분화한다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해서 다시 빙하기가 올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옐로스톤은 1년에 1,000 ~ 3,000번의 지진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엘로스톤 강 근처의  Le Hardy Rapids 지역은 1923년 이후 지금까지 72cm가 솟아오른 반면, 분화구 바닥 지역은 1984년까지 계속 솟다가, 1985년부터는 10년동안 가라앉았다고 한다. (어디서 설명에서 보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그 안에 있는 호수와 강으로도 유명한데 옐로스톤 호, 쇼숀 호, 스네이크 강, 옐로스톤 강 등이 있다. 옐로스톤 강에는 몇 개의 장엄한 폭포가 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원의 대부분은 숲으로 덮여 있는데, 특히 로지폴소나무가 많다.

1988년에 산불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공원의 넓은 지역이 황폐해졌다. 아직도 그 흔적들이 남아 그 당시 화재의 규모를 짐작케 해준다. 하지만 이 덕분에 또다른 생명이 태어나기도 한단다. lodgepole 소나무 같은 겨우, 솔방울 속의 이 소나무 씨앗은 보통은 50~60년, 길게는 150년 동안 갇혀 있다가 산불이 씨주머니의 외피를 터뜨려주면 세상 밖으로 나와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건 요세미티 공원 내의 giant sequire도 마찬가지이다. 파괴자가 창조자가 되는 것... 오묘하지 않은가?

옐로스톤의 동물상은 로키 산맥 동물군생의 전형적인 예인데 bison(아메리카들소), 사슴, 말코손바닥사슴, 곰, 코요테 등이 있다.

 

 

 

 

웨스트 옐로스톤을 지나 다시 공원으로 들어서자마자 매디슨 강가를 따라 곳곳에서 수증기가 자욱하게 올라온다.

어느 것이 구름이고, 어느 것이 간헐천인지 궁금해진다.  

 

 

 

 Fountain Paint Pot의 주차장에서 내린 후 - 분출하는 간헐천을 보려고 뛰어가는 아이들

 

 

 

 

Fountain Paint Pot에서 스냅 

 

 

 

midway geyser basin 입구. 바로 앞의 fire hole river로 뜨거운 간헐천 물이 거침없이 흘러 들어간다.

 

 

Old Faithful Geiser 관람석으로 가는 길에서 - 옐로스톤에서 가장 유명한 간헐천 

Hot Springs는 용암으로 데워진 땅 속의 물이 땅 위로 흘러나오는 것이고, Geyster(가이저: 간헐천)는 지나치게 물이 뜨거워졌을 때 불규칙적으로 땅 위로 솟아오르며 물기둥을 이루는 것이란다. 올드 페이스풀과 같이 하루 17~21회씩 40미터의 물기둥을 뿜어 올리는 간헐천은 전 세계에 4개뿐인데, 옐로스톤 지역에 앞으로 5개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여분을 기다려서 간헐천이 솟구치는 장면을 찍었다. 날씨가 흐려서인가? 아님 여기서 찍은 사진이 너무나 다이나믹해서 였던가?

아님, 점점 분출 간격이 늦어지면서 분출량이 적어져서 인가? 기대에는 약간 못 미쳤다. 

보통 한시간~한시간 반 간격으로 분출되던 수증기가 1959년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올라왔단다.

그 때, 산사태가 일어나 웨스트 옐로스톤으로 가는 287번 국도를 막아버렸고, 이 때 웨스트 옐로스톤으로 가는 메디슨 강을 막아 호수가 생겨나고, 강가에서 야영하던 28명이 떼로 죽었는데, 시신을 찾지 못해 아직도 120미터의 흙더미 아래 묻혀 있다고 하다.

 

 

 

 옐로스톤 호수. 호수가 무척 크다. 멀리 보이는 록키 연봉들의 눈덮힌 봉우리들이 아름답다.

 

 

 

 

 옐로스톤 호숫가의 West Thumb.

마지막 사진은 유명한 fishing cone. 옛날에는 여기서 숭어를 나뭇가지에 꿰어서 뿜어 나오는 증기에 익혀 먹었었다고 한다.

그래서 피싱 콘이라는 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아무런 활동의 흔적도 없었다.

사실 West Thumb에 갔을 때는 너무나 피곤해서 나는 차안에서 잠을 자고 다른 가족들만 구경하러 갔었다.

 

 

 

 웨스트 썸 구경 후 옐로스톤 호숫가를 따라 canyon village로 가는 길가에서 마주친 코요테? 아님 여우?

짜식이 배가 고팠는 지, 아니면 동양인이 신기해서인지, 아님 사진 찍히는 게 좋아서였는지 우리 차를 졸졸 따라왔다.

 

 

 

 옐로스톤 리버를 따라 캐년 빌리지로 가는 길가의 평원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바이슨 떼와 그 무리를 관찰하는 진욱이.

어제 잭슨에서 구입한 쌍안경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시 부지런히 차를 몰아 캐년 빌리지로 달려간다. 해지기 전에 아티스트 포인트로 가서 로어 폴과 어퍼 폴을 보고 폭포까지 다 봐야 한다. 거기다 노쓰 엔터런스로 나가서 숙소까지 잡으려면 아직 여유 있는 게 아니다.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바라보는 lower fall과 옐로스톤 그랜드캐년.

유황 계곡을 깎아 놓은 듯, 온통 노란 빛이다. 군데 군데 절벽 사면에서는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나와 다시 다리를 건너 lower fall까지 가파른 산책로를 내려가 보았다.

10월의 마지막 날인데, 이미 이곳 폭포의 주변은 얼음으로 꽉 차있다.   

 

 

 

 

lower fall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그랜드캐년 내부. 왼쪽의 하얗게 얼음이 덮힌 곳에서는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아쉬움과 서편으로 가라앉는 해를 뒤로 하고, 캐년 빌리지를 떠나 norris junction으로 향했다. 원래는 tower roosevelt를 거쳐서 Gardiner로 가려 했는데, 폐쇄되었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일 아침 다시 올 길로 올라갔다. 가는 도중, 맘모스 핫 스프링 못 미처 고갯마루인 golden gate 쯤에 다다르자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다.

맘모스 핫 스프링스의 마을을 지나자, 이제는 몬타나 주다. 미국 서부의 남쪽 끝 주인 캘리포니아 주에서 출발해서 미국 서부의 북쪽 끝 주 중 하나인 몬태나 주까지 올라왔다.^^(그래봤자, 몬태나 주의 남쪽 경계일 뿐이지만...)

 

오늘은 할로윈 데이... 쉴 곳은 가디너 마을 초입의 다리를 건너자 마자 있는 absaraka lodge라는 곳으로 결정했다. 마을 들어가서 처음인 모텔인데, 아침 식사 제공은 안되지만 두세군데 들린 중에 제일 저렴하고, 시설도 깨끗하고, 개울 소리도 들려서 선택했다.(한방당 48.15$, 총 96.3$)

그리고는 오늘은 고깃국물이라도 먹을 요량으로 마을로 다시 나갔는데, 어렵쇼... 좀전까지 영업중이던 슈퍼마켓이 금방 영업을 끝낸 것이 아닌가?

가로등이 드문드문 있는 길거리에는 갖은 귀신 분장을 한 아이들이 집집마다 찾아 다니며 돌아다니고... 우리 차에도 뭐라 하는데 뭐라는지 도통 못 알아 먹겠다.

결국 모텔 맞은 편 주유소 편의점에서 베이컨과 내일 아침용 식빵을 8.5$에 사서 모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그간 남은 신김치에 베이컨 숭숭 썰어넣고 베이컨 김치찌게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할로윈이고 뭐고 간에 그냥 잠에 빠져든다.

오늘 하루 총 지출 14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