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주행 거리 285마일, 순 주행 시간 5시간 30분
예정에도 없던 비숍에서 자는 바람에 오늘 일정은 다소 여유가 생겼다. 적어도 2시간 30분 정도는 벌었으니까, 여유있게 출발할 수가 있었다.
비숍 시내의 식당
비숍 시내 가장 번화가. 아침이라서 인지 한산하다.
아침 7시에 비숍을 출발하여 395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Lone Fine까지 달려간다. 오른쪽으로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험준한 바위산들이 군데군데 만년설을 끼고 서 있고, 왼쪽(동쪽)으로는 습기 하나 없어 보이는 황무지들이, 오른쪽(서쪽)으로는 웅장하면서도 간간히 사시나무(aspene)들이 노랗게 물들어 있는 시에나네바다산맥의 'kings canyon N.P.'와 'Sequire N.P'의 동쪽 사면들이 보인다.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시설들이나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하늘은 맑고, 공기는 투명하며 저멀리까지 다 보인다.
길을 따라 달리는 강(이라고 하고 개천이라고 이해한다.)을 따라 군데군데 사시나무 숲들이 우거져 있고, 이런 곳에는 목장과 밭, 그리고 마을 들이 있다.
동쪽의 황량한 벌판
서쪽의 웅장한 시에라네바다 산맥
Lone Fine의 Visitor Center 갈림길에서 보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오늘 방문할 곳은 데쓰벨리( Death Valley ). 말 그대로 죽음의 계곡이다. 요세미티나 리노 쪽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려면, 가장 빠른 길인 이곳은
라스베가스에서 140 마일( 3시간 소요 ) 떨어진 이곳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지점에 인접한 곳으로, 계곡의 대부분이 바다수면보다 낮으며
가장 낮은 곳은 해수면 이하 282피트( 약 85 미터) 인 곳이다.
하지만, 바로 옆에는 해발 11,049피트(약 3,367 미터)로 알래스카를 제외하고 제일 높은 휘트니 산도 있다. 하여간, 이곳은 약 1천피트 정도의 두터운 소금층으로 덮여 있으며, 이곳에는 900 여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는데 희귀 식물들도 20 여종 이나 살고 있다고 한다
데쓰벨리의 유래는, 1849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던 개척민 그룹이 캘리포니아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생각하여 데스 밸리를 통과하게 되었고 죽을 고생을 하고 이곳을 통과한 후 이곳을 'Death Valley '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여름 평균기온이 50도이고, 1913년에는 최고온도 57도 지상측정온도 97도로 미국내 최고온도 기록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덥고 건조한 관계로 탈수현상이 쉽게 일어나므로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하고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인 곳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2006년 8월 18일 이곳에서도 가장 황량하고 터프한 레이스 크랙이라는 곳에서, 한 한국인 가족의 차가 엔진이 과열되서 엔진을 식힐려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물을 다 부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바퀴가 펑크가 나서 모래사이에 갇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고 싶었지만, 도무지 생존할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단다. 그래서 한 젊은 여성이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하여서 가장 가까운 쉼터까지 20마일 정도 떨어진 죽음의 계곡 밖으로 구조요청을 하러 물도 식량도 없이 무작정 떠났다. 그 길을 가는 동안 그 여인은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소변을 마시기 까지 하면서 힘들게 걸어나와서 겨우 구조되었다고 한다.(가족들은 죽었다고 기억하는데 찾아보니 다 살아났다고 한다.)
그래서 "Avoid Overheating, Turn Off A/C"라는 표지판도 자주 눈에 띈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로 간다면, 타이어, 라지에이터, 에어콘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이에 따라 데스 벨리 여행시기는 겨울인 11월에서 4월까지가 좋으며, 여름철인 6∼9월에는 가급적 피하는게 좋다고 하는데, 다행히 우리는 두번 다 10월말에 다녀왔으니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10월 말일인데도, 그늘이 아닌 곳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론파인을 지나서 한참 가도 아무도 없는 황무지길을 달려가다 보면 갑자기 국립공원 입구 표지판이 나온다. 패스를 구입해야 할 필요도 없고, 국립공원 레인져도 없다. 그저, 황량한 도로 양 옆으로 선인장의 일종인 죠슈아 트리들과 이름모를 노란 들꽃들만 피어 있다.
차들도 별로 없는 데쓰 벨리 입구. 장모님을 길 한복판에 세워 놓고 한장^^
이곳이 첫번째 계곡 바닥의 복판이다. 계곡이라고는 하지만 복판에서 봐도 저멀리서 오는 차들이 까마득하게 보일 정도로 넓고 황량하다.
모든 습기를 빼앗겨 돌처럼 단단해진 진흙 바닥
그리고 또 다른 산을 넘어 계곡으로 들어서자 이제 데쓰 벨리의 중심이다. 이곳에는 거대한 모래언덕 샌드 듄(Sand Dunes)이 있다.
데쓰밸리 주변의 모래들이 바람에 날려 모인 해발고도보다도 낮은 이곳은 동틀 무렵과 해질 무렵의 아름다운 광경을 포착하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모래언덕 주변을 돌아보면 바람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래무늬와 능선을 볼 수 있다고 한다.
2007년에 왔을 때는 시간 관계상 그냥 차로 지나가면서 볼 수 밖에 없었던 곳이지만 이번은 꼭 그 모래 위로 걸어 보고 말리라는 생각으로 왔다.
같은 값이면 일출 무렵에 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샌드듄으로 들어가는 입구. 진욱이는 벌써부터 사막에 사는 동물들 찾겠다고 난리다. 겨우 붙잡고 한장
이 말라비틀어져 쓰러진 나무는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일까? 아무 것도 없이 건조한 모래 언덕인 이곳도 과거 언젠가는 생명이 숨쉬던 곳이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정처없이 카메라를 들고 모래사막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40대 중년 아저씨... 누굴까?(ㅠ.ㅠ)
모래언덕을 거니는 손녀와 외할아버지^^
좀 더 있고 싶었지만, 시간도 되고, 점심도 먹어야 되겠기에 데쓰밸리 가장 중앙의 퍼내이스 크릭( Furnace Creek )에 있는 rest area로 이동했다.
퍼내이스 크릭은 말 그대로 개울이 흐르는 곳으로 황량한 데쓰 밸리에서도 몇 안되는 수풀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우체국, 주유소, 방문자 센트, 캠프 촌, 박물관 ( Borax Museum ) 등이 있고, 데스 벨리 가운데에서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피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며 골프장도 있다.
이곳도 해수면 보다 낮은 곳으로 해수면 이하 179 피트 나 되는 곳이다. 이곳에 호텔이 하나 있는데 안내 사이트는 www.furnacecreekresort.com 이다.
또 이곳에는 방문자 센터( Vistors Center / 08;00 AM - 06;00 PM )가 있는데, 데스 밸리 관련 비디오와, 책, 지도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각종 전시물을 공짜로 구경할 수 있고, 20분 정도 상영하는 비디오 상영관도 한쪽 구석에 있다. 이곳에서 캠프 그라운드와 자동차 입장권을 구입하는데
캠프 그라운드는 하루밤 이용료가 $10-$16 정도이고 자동차는 한 대당 $10.00을 내면 일주일동안 캠프 그라운드내에 주차할 수 있다고 한다.
퍼내이스 클릭의 레스트 에어리어에서 밥과 3분 짜장, 그리고 밑반찬과 김치로 요기를 하고, 힘내기 위한 박카스를 한병씩 원샷! 그리고 다시 출발했다.
퍼내이스 클릭을 지나 Parhurmp 쪽으로 가면서... 지금까지 온통 습기하나 없던 회색 빛깔에서 마치 유황지옥처럼 노란 색깔로 지형들이 바뀐다.
이밖에도 데쓰 밸리에는 스카티 캐슬 (Scotty's Castle), 가장 낮은 베드 워터 ( Badwater ), 자브리스키 포인트 ( Zabriskie Point ), 해발 해발 5475 피트로 계곡의 중요한 부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단테 뷰 포인트 ( Dante's View )등이 있는데, 시간상 그냥 지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는 계속 달리다가 파험프를 지나고 나서 5시가 넘어서 라스베가스로 들어섰다. 이곳도 부동산 광풍의 열기로 많은 주택단지들이 교외로 건설 중인데 왠지 썰렁하다. 다시 주유하는데 30$를 사용하고 목적지인 몬테카를로 호텔로 향했다.
몬테카를로 호텔은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한방당 71.89$, 방 두개에 143.78$에 비교적 저렴하게 잡았다.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조금 일찍 간 몬테카를로 뷔페. 원래는 벨라지오나 플래닛 할리우드로 가려고 했으나 그게 그걸거라는 생각에 갔다.
성인 18.95$, 어린이 11$. 성인 넷에 어린이 둘. 총 비용 105.38$에 벨라지오보다는 떨어지지만 훌륭한 뷔페를 맛 볼 수 있었다.
그리고는 팁으로 또 5$
그리고는 나와 보니 이제는 어둡다. 본격적인 스트립 도보 관광. 가다 보니 라스베가스 시청과 다른 호텔을 짓느라 인도가 혼잡하낟. 그곳을 지나서 먼저 벨라지오 호텔 분수를 구경하고, 시저스 팰리스를 지나 미라지 분수쇼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라? 미라지 분수쇼가 공사중이라 물을 다 빼 놓았다. 비수기라 그런가? 그리고는 다시 시저스와 포럼샵 쪽으로 와서 구경과 윈도우 쇼핑, 벨라지오 호텔 정원 구경...
벨라지오 호텔 앞의 연못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컴퓨터 분수쇼.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분수를 보고 있자면 무아지경에 빠진다.
시저스 팰리스 호텔 앞
시저스 팰리스 옆의 트래비 분수를 모방한 분수. 여기도 동전 제법 있다.
처음 왔을 때는 같이 사진 찍으면 돈 줘야 하는 지 몰랐던 퍼포먼스 맨들... 이번에는 가현이가 냉큼 달려갔다. 1$를 주고는 사진을 찍다.
(그런데 진욱이도 오라 그래서 사진 포즈를 취해준다. 싫다 그랬는데도... 그래서 모른척 하고 진욱이 돈은 안 주었다는...^^;;)
벨라지오 호텔 로비의 꽃모양 샹들리에. 길이 20m, 너비 9m란다. 유리조형가 Dale Chihuly의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샹드리에이란다.
몬테카를로 호텔 정면 야경
모든 구경을 마치고, 일치감치 호텔로 복귀... 내 속셈은 바로 다들 좋아하는 카지노...
2000년에 왔을 때는 100$만 써서 "나도 백만장자 되어야지!" 했었는데... - 그 해 6월에 손지창/오연수 부부가 장모님 모시고 라스베가스 와서 잭팟! 터뜨리고 일확천금해서 한국인들 무지 많이 달려 왔었다. - 50$ 날리고 1시간만에 와이프에게 끌려갔었다.(아깝다.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나도 $$$ 뜨는 거였는데.........ㅡ.ㅡ::)
2007년에 와서 서커스서커스에서 묶었을 때는 와이프와 가볍게 토론(!)을 가열차게 하고 나서 겨우 진정하고 갔는데, 우리가 앉으려던 자리 앉으신 피부 검은 미국 아주머니께서 바로 돈 넣자 마자 거의 5분 넘게 "댕! 댕! 댕!" 소리내면서 잭팟을 터뜨려서 와이프 김새서 5$만 쓰고 온 쓰라린(!)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인생역전!, 운칠기삼! 못 먹어도 고! 한번 해보려니 다들 피곤하다고 자잔다.
그래서 나는 독실한 신자인 장모님을 포섭하기 시작했다. 2000년의 손지창 부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우리 돈 따면 이번 여행비 빼고 다 교회에 헌금하자!"
까지 ...
결론은 역쉬... 20$ 날리고 장모님의 설득에 다시 방으로 귀환...
언제쯤 나는 라스베가스에서 잭팟을 터뜨리고 당당히 귀환할 까?
다음에 오면 반드시 잭팟!을 하고야 말리라는 굳은 각오를 하고 잠을 청한다. "베가스야... 다음에 올 때까지 몸 성히성히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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