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천안함이 격침된 이후인 2010년 4월 25일 조선일보 "유용원의 군사세계"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냥, 제가 다른 사람들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들이 관리안되는 것 같아 개조식으로 올린 글을 평어체로 풀어서 이곳에 복사해서 옮깁니다.
사전 지식
천안함이 포함된 포항급 PCC가 계획된 것은 1979년, 소요제기 후 초도함인 포항함이 1984년 취역이라는
초고속이었고, 천안함은 1989년에 취역하였습니다.
배를 만드는데 적어도 1년 반은 걸리니까 천안함의 용골이 놓여진 것은 빨라야 1987년이겠지요.
(당시만 해도 최신형 비밀이었다는...)
당시 대잠형으로 분류되었는데, 대잠 탐지 장비는 네덜란드제 PHS-32 헐마운트 소나였습니다.....
이 놈의 소나는 중주파 소나가 아니라, 10.5 ~ 11.7K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고주파 액티브
소나입니다. 패시브 모드는 없고, 그나마 청음모드는 있는데, 어뢰의 항주음 자체가 미사일처럼
굉음이 나는 것도 아니고, 액티브 모드, 이상적 수중환경에서도 9KM 이상의 탐지가 어려움 물건
이라고 합니다. 당일처럼 해상상태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수중탐지범위가 제약되는데, 청음모드도
단지 고성능 마이크로 수집한 바닷속 소리를 듣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탐지가 쉬울리
만무하지요. 더우기 천안함에는 예인 소나도 없고, 해당 지역에는 지원군도 SOSUS도 없었습니다.
과거 잠수함의 수상함 격침 사례
1. 포클랜드 전쟁시 콩커러함
영국해군의 원자력 공격잠수함 콩커러함이 미국의 섬너급 구축함 2척이 호위하고 있는 미국에서 제작된
브루클린급 경순양함 제너럴 벨그라노를 격침시켰을 때, 비유도방식의 Mk 8 어뢰는 첫번째 어뢰가
1번 포탑 하방 선체를 명중 뱃머리를 분리시켰고, 7초 후 두번째 어뢰가 배 전체 길의의 3/4 위치를 강타,
그 폭발력이 위로 치고 올라가 많은 수병들이 모여 있던 식당과 휴게실을 덮쳐 일시에 275명을 죽였습니다.
피격 20분 후 함장이 이함 명령을 발령하고, 배는 전복되었습니다. (천안함은 3분 안에 옆으로 쓰러졌다고
하지요). 이때 어떠한 구조요청 전문도 없어서 같이 가던 호위 구축함들은 자신들의 기함에게 어떤 일이 난
줄도 몰랐답니다. 이 호위구축함들은 밤새 어뢰 회피기동만 수행했는데, 이건 세번째 어뢰가 구축함에 맞고
불발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 포클랜드 전쟁시 산루이스
아르헨티나 해군의 유일하게 작전가능했던 독일제 209급 잠수함인 산루이스를 잡기 위해 영국해군은 당시
최고의 대잠전 능력을 보유했던 대영해군의 원정함대에서 최신형인 22형 호위함 브릴리언트와 12M형
호위함 야무스를 투입하였습니다. 참고로 22형 호위함은 대잠전에 특화된 호위함으로 1981년 취역했고,
대잠무기로 시킹 대잠 헬기와 TYPE2050/2008 SONAR와 TYPE 2031 예인소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시킹 헬기는 3대나 투입이 되었습니다. 당시 작전에 투입되었던 시킹 헬기는 세계
신기록의 체공시간을 비행하며 폭뢰 6발과 어뢰 2발을 발사했지만, 오히려 산루이스는 반격을 실시해서
어뢰 1발을 발사하기까지 했습니다.
10일후 , 포클랜드 해협을 강행정찰 통과하던 21형 호위함 얼래크러티와 애로우가 5마일 거리를 두고 항해
중 아르헨티나의 산루이스는 어뢰를 발사했지만, 애로우가 매달고 다니던 닉시 어뢰 기만기만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두 함정은 자신들이 어뢰 공격을 당했다는 것을 나중에 닉시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알게되었답니다.
3. 2차대전시 로얄 오크와 U-47
2차대전 초기 대영해군의 순양전함 로얄 오크가 정박했던 스코틀랜드의 스카파플로 해군기지는 각종
대잠 방어 장비와 지형으로 인해 잠수함이 침투할 수 없는 항구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독일해군의
U-47은 부상항해로 삼엄한 대잠 경계망을 뚫고 침투해서 로얄 오크를 격침했습니다.
4. 한국해군과 RIMPAC
1998년 이종무함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다는 미해군과 대잠전에 특화된 해상자위대 함대로 침투하여
13척 15만톤의 격침 판정을 받았습니다.
1999년 이천함은 괌 근해에서 실시된 서태평양 훈련에서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12000톤)을
선저폭발모드로 유도시켜 일격에 선체를 두동강 내 버렸습니다. 무려 천안함 배수량의 10배가 되는
배를 말입니다. (그리고 버블제트 어뢰란 없습니다. 어뢰를 선저폭발모드(또는 침저폭발모드)로
유도하는 것일 뿐입니다.)
2000년 박위함은 황군 세력 잠수함 중 유일하게 끝까지 생존하면서 청군 세력 11척의 격침 판정을
받았습니다.
2002년 나대용함은 비록 격침판정을 받았지만 그전까지 11척 10만톤의 격침 판정을 받았습니다.
2004년 장보고함은 14척15만톤의 격침판정을 받았지만 대항군에게 거의 탐지되지 않은 완벽한
작전을 펼쳤습니다.
5. 잠수함과 항공모함의 충돌
1983년엔 한미 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한 7함대 소속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구 소련의
빅토르Ⅰ급 공격용 핵잠수함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충돌 당시 미군이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불명이지만 최소한 핵심 보호 자산인 항공모함 바로 밑까지 접근할 때 까지, 항모의 호위 순양함/구축함
/호위함/공격 잠수함들은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분명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되었다면 전평시를 불구하고 작전 및 경계에 실패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천안함과 그 승조원들 그리고 지휘부가 무조건적인 비난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천안함은 당시 북한에 숫적 질적으로 밀리던 아 해군이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만들어 낸
연안 해군 전력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부터 북한에 비해 산업기반도 부존자원도 밀리던 상태에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왔지만
국력에 걸맞는 전력 증강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결과의 산물이었습니다.
분명 대수상 전투에서는 북한의 어느 전투함보다 강력하지만, 그 낡은 스틱스 대함미사일조차 요격할
능동 전자전 장비도, 하드킬 무장도 달 수 없었고, 적의 잠수함을 쫓아서 액티브 핑을 날릴 수 있는
액티브 소나를 갖고 있었지만, 그 능력은 매우 제한되었고, 매복한 적의 잠수함이 발사하는 어뢰의
항주음조차 확실히 탐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습니다.
또한, 노후한 중고기를 인수한 트래커 대잠 초계기는 이륙하다 공중폭발하였고, 겨우 도입한 최신예
오라이언 대잠초계기는 겨우 8대로 24시간 전방지역 대잠 초계도 불가능했고 십수년후 추가 도입하게된
비행기 마저도 사막에 버려진 중고기를 인수하여 개조해야 했지만, 1달전에야 겨우 초호기를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봐야 16대 이걸로 24시간 동서해 초계는 불가능합니다.
이것의 대안인 링스헬기는 견인식 부이 밖에 없는데다 댓수도, 탑재하고 작전할 수 있는 배도 한정이 됩니다.
탑재하고 작전할 수 있는 함정도 이순신급 이전에는 강제착함장치도 없어서 황천이 조금만 심해도 헬기는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군의 지휘관과 간부들은 그러한 위험을 알면서도 국가의 생명선을 사수하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걸고 NLL을 사수했습니다.
열 순라꾼이 한 도둑 못 막는다고 했습니다.
비난도 할 시간에 할 곳에서 하되, 그들의 노고와 그들의 희생과 그들의 정열을 이해해 주면 안되는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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