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항공

민간 항공기 비행의 전반(이륙전 지상에서와 상승, 순항중)

無名人 the first 2018. 11. 2. 13:20

(참고 사진들의 중요한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습니다.)

매우 긴 글입니다. 재미도 없습니다.


조종사들은 기장 방송까지 다 끝난 순항 중에는 무슨 일을 할까요?

오토 파일럿이 다 해주니까 조종사들은 그냥 아무 일도 안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 중에는 
"조종석에서 포커(코스톱)친다.", 
"객실 승무원 무릎에 앉혀놓고 성희롱하면서 간다."
"소설책 본다.", 
"부기장은 깨어 있고, 기장은 잠을 잔다."
등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오토파일럿이라는 컴퓨터는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자기가 다하는 인공지능(A.I)일까요?


한번 走馬看山 격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공항에 출근하면 조종사들은 비행브리핑실에서 첨부한 사진의 FLIGHT PLAN과 NOTAM(NOTICE TO AIRMAN - 항공고시보 : 비행과 관련된 공항, 항로, 공역, FIR의 공사로 인한 폐쇄, 사용제한, 공역 폐쇄 등의 특이사항을 기록해 놓은 서류), 기상 정보 등을 검토합니다.



통상 군용비행기나 자가용 비행기들이 사용하는 flight plan




항공사에서 사용하는 computed flight plan


fli

NOTAM 사례 : 말레이시안 MH-17 격추 사건이후 설정된 비행금지 구역.


NOTAM 사례 2 : 특정공항의 비행장 운영시간.



기상이나 각 공항의 특성에 따라 연료를 추가하거나, 항로 변경을 DISPATCHER(운항관리사)에게 요청하기도 하고, 이착륙 시간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객실승무원들과 만나 joint briefing을 실시합니다. 브리핑 내용은 비행 중 기상, 기상상황에 따른 안전사항 및 서비스 시점 협의, 출발공항과 목적지 공항의 보안등급과 보안 점검시 유의사항, 비상상황 발생시 약속조작 등이 됩니다.


그리고 대략 비행 출발 1시간 전후로(국제선과 국내선의 기준시간은 다릅니다.) 비행기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가방을 놓고, 조종석 내에 뭔가 이상한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보안점검을 합니다.




기장이 기체 외부 점검을 나간 사이, 부기장은 조종석 내의 각종 스위치와 버튼, 레버 등이 정위치에 있는지 확인하고, 무전기나 컴퓨터 데이터 링크로 이륙 공항의 기상 및 이륙 활주로, 목적지 공항의 기상을 확인하고, 이륙을 위한 COCKPIT SET UP을 실시합니다.
그리고는 FMC (FLIGHT MANAGEMENT COMPUTER)에 비행과 관련된 자료들을 입력합니다.
호출부호, 임무 조종사 사번, 비행계획서 상의 항로, 상승/순항/강하 속도, 출발 공항 및 도착 공항, 이륙시 사용 활주로와 계기출항절차, 비행계획서 상의 연료와 비행기 자중, 이륙시 소음감소를 위한 절차 입력, 이륙중 엔진 고장 시 따라가야 할 ENGINE OUT PROCEDURE의 입력, 항로상 각 지점에서의 예상고도와 상층풍 정보 등...

FMC 입출력 화면과 조종석의 N.D(Navigation Display)

FMC의 FUNCTION KEYPAD와 DISPLAY


이런 정보를 부기장이 입력하는 동안 기장은 비행기의 정비이력부를 확인해서 해당 비행기의 고장 부품 유무등 상태를 확인합니다. 
부기장이 FMC에 입력을 다하고 나면 기장은 비행계획서 및 각종 CHART를 비교하면서 제대로 입력되었는지 확인하고, 가끔은 기장의 생각대로 수정입력을 실시합니다.

이러한 작업이 끝나면 WEATHER RADAR/TCAS/ALERT SYSTEM 등의 BIT TEST를 실시합니다.

연료가 다 보급되고 난 이후에는 해당 비행기의 정비주임님께 항공기 상태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정비기록부에 기장이 서명을 함으로써 항공기를 정비부로부터 운항부의 해당편 기장이 인수하게 됩니다.






객실 사무장이 객실 보안점검을 마치고 보안점검표를 제출하면 보안점검 아이템을 확인 후 서명을 하고, 가끔은 NOTOC이라는 위험물 탑재서류나 무기류 탑재 서류를 지상직원이 가져오면 내용물과 보관 상태를 확인후 서명을 합니다.

손님들이 탑승을 시작하면, 조종석 출입문이 잠기고 조종석은 기장/부기장의 단 두명만 남는 고립된 섬이 됩니다.

그때부터 이륙 및 상승까지의 엔진 시동 절차, 이륙 활주로까지 어떻게 가고, 절차와 무전기 주파수는 어떻게 바뀌는지, 어디가 위험하거나, 혼동하기 쉬운 곳인지, 이륙시 계기출항절차는 무엇을 쓰고, 이륙 중 고장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회황을 할 때는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등을 PF(PILOT FLYING : 조종을 하는 조종사)가 PM(PILOT MONITORING)에게 TAKE OFF 브리핑을 하고, PM의 의견을 듣습니다.

공항에서 정해놓은 시간이 되면 DELIVERY CONTROL이나 CLEARANCE CONTROL에 ATC CLEARANCE를 무전이나 데이터링크로 요청합니다.(선진국의 대표국립공항은 데이터링크로 요청하는 곳이 많지만, 아직 많은 공항들은 무전기로 요청하고 무전으로 불러주면 받아 적습니다.)
가령 "인천 딜리버리, DELTA2463, request ATC clearance to 상파울루, proposing altitude Flight Level 370, gate 007, with information A"

이렇게 무전으로 요청을 하면 관제소에서 잠시 후 다음과 같이 불러 줍니다.


사실 이 단계는 조금 어렵습니다. 영어가 어려운 게 아니고, 각 국 관제사마다 영어로 이야기하는 액센트와 발음방법, 인터네이션 등이 사뭇 사맛디 아니해서 알아 듣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중국에서는 3을 "쓰리"가 아닌 '트리'로, 4를 '포'가 아닌 '파우어', 7을 '시븐'이라고 발음하지요.

일본은 뭐... 유명하고요.

동유럽가면 MOUNTAIN을 '모웅따인'이라고 발음하고, WATER을 '와테르'라고 발음하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의 FLIGHT PLAN에는 제가 받아 적은 CLEARANCE가 적혀있습니다.



이렇게 받아 적은 CLEARANCE를 FMC에 입력한 값과 비교해서 틀린 것이 있으면 수정하고 간단하게 브리핑하기도 합니다. 주로, 이륙 후 상승 절차와 순항고도가 바뀌는데요.

계획된 순항고도보다 낮게 가게되면 연료소모가 많아지기 때문에 지칫하면 목적지까지 가기 전에 연료가 고갈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FOD(FUEL OF DEASTINATION : 도착시 연료) 계산값을 보고 어떻게 가야할 지를 계획해야 합니다.

계획된 순항고도보다 높게 지시를 받으면, 해당 고도까지 상승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륙은 비행기에 연료가 가장 많이 실려서 비행구간동안 제일 무거운 시점입니다. 그리고, 비행기는 가벼울수록 높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계획서보다 높은 고도를 줄 경우는 FMC를 통해 OPTIMUM CRUISE ALTITUDE와 MAXIMUM CRUISE ALTITUDE를 확인하고 못 올라갈 것으로 예상될 때는 수정된 순항고도를 요청해야 합니다.

손님이 거의 탑승할 때 쯤 되면 지상직원이 가져오거나 ACARS(Aircraft Communication, Addressing and Reporting System : 일종의 데이터링크)를 통해 최종적인 비행기의 연료탑재량, 승객수, 이륙 무게, 무게중심등이 기록된 load sheet가 올라옵니다.

ACARS의 원리


ACARS를 통해 올라 온 LOADSHEET



지상 직원에 의해 수기로 전해진 LOAD SHEET.



이렇게 LOAD SHEET를 받으면, FMC에 flight plan에서 변경된 각 수치를 수정 입력하고, 그날의 이륙 활주로의 길이, 표고, 활주로 미끄럼 상태, 바람 방향 및 풍속, 기압고도와 온도 등을 고려한 TAKE OFF FLAP, V1/Vr/V2 speed와 이륙 가능 여부 등 이륙성능을 계산합니다.

보통은 각공항 활주로 별로 데이터가 수록된 Airport Analysis Chart에 이륙 당시의 온도/기압고도/바람/미끄럼 정도 등의 변수를 고려한 값을 가감해서 적절한 속도와 Take off Flap 등을 구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비행기에 탑재된 EFB(Electronic Flight Bag : 항법, 비행챠트, 성능 계산 등의 자료가 수록된 일종의 태블릿)에 각종 입력값을 넣으면 자동으로 계산해 주거나 ACARS를 통해 각종 수치를 입력 후 본사에 계산값을 요청하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계산해서 다양한 계산값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ACARS를 이용한 계산의 경우 오지에 위치한 비행장이라 DATA LINK가 안 될 경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Airport Analysis Chart를 반드시 싣고 다닙니다.)


왼쪽은 portable EFB(통상 아이패드), 우측은 기체 내장형 EFB


만일 심한 폭우로 활주로가 미끄럽거나, 뒷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해당 활주로에서 이륙이 불가능한 수치가 나오면, 에어컨을 끄고 이륙하거나, 더 큰 각도의 flap을 계산해보거나, improved take off chart를 적용하거나, 또는 이륙활주로 변경요청을 하는 등 복잡한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이 끝나고 나면 pre-flight checklist를 부기장이 펼치고 읽고 눈으로 확인하면, 기장이 중요한 항목은 동명복창한 후 눈으로 확인하고, 나머지 항목은 눈으로 확인하면서 수행합니다.


체크리스트가 끝나고 나면, 사무장에게서 계획된 손님이 다 탑승했는지? 탑승객의 숫자는 load sheet와 일치하는 지 보고를 통해 확인을 하고, 출입문을 닫을 것을 지시하게 됩니다.

이 때, 폐쇄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손님 또는 애인 또는 배우자와 다투고 나서 하기하겠다는 손님이 있을 경우 골치가 아파집니다.(이밖에도 정말 다양한 예측불허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해당 손님이 앉았던 주변의 모든 손님까지 다 일어나서 잠시 비행기 바깥으로 나가게 한 다음 좌석과 overhead bin을 다 확인해서 이상한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고, 만일 위탁 수화물이 있을 경우 화물칸에 실린 짐을 찾아서 내려야 합니다.

(이런 손님들이 있을 경우 공항 상주 국정원 직원, 공항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심문조가 출동해서 하기 희망 승객이 단순 변심이나 포비아로 인한 하기 인지, 대테러 혐의가 있는 지를 조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각 공항과 여객선이 다니는 항만에는 국정원과 ***부대, 경찰 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가 생긴 이유는 바로  1988년  12월 21일 런던 히드로 공항을 이륙하여 뉴욕 케네디 공항으로 가던 중 스코틀랜트 로커비 상공에서 공중 폭파되어 지상으로 추락한 팬암 항공 103편(Pan Am Flight 103)의 사고와 1987년 11월 29일 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방콕을 경유 서울김포공항으로 돌아오던 대한항공 858편이 인도양 상공에서 공중폭발 추락한 사고 때문입니다.

팬암 103편은 프랑트푸르트에서 탑승했다가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내린 리비아 정부의 첩보원들이 화물칸에 실어 놓은 가방속의 도시바 라디오 폭탄이 폭발해서 탑승자 259명 전원과 땅에 있던 스코틀랜드 주민 11명을 포함 27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를 소위 로커비 테러(Lockerbie bombing)라 부릅니다.

폭파사건은 약 1파운드(450그램)의 플라스틱 폭발물항공기 앞부분 수하물 보관장소에서 폭파되었고, 이에 따라 항공기가 급속히 파괴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전통의 Pan Am 항공은 파산하고 맙니다.



kal 858 편의 경우,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이륙,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공항과 태국 방콕을 경유하여 서울김포공항으로 오는 중동 파견 건설근로자들이 주 승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행기에 북한 공작원 하치야 신이치(김승일 70세), 하치야 마유미(김현희, 25세)가 바그다드에서 탑승해서 아부다비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지 않으면서 객실 overhead bin에 라디오와 술병으로 위장된 고체폭탄과 액체폭탄을 놔두고 내렸고, 그대로 방콕으로 향하다가 미얀마 서부 인도양 상공에서 폭발 추락하여 승객 95명과 승무원 20명 등 115명이 전원 사망하였습니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출입문이 닫히고, 비행 준비가 되고, safety check이 끝나고 비행기를 밀고 나갈 towing car가 앞바퀴에 연결이 되고(여객기는 후진을 못합니다.), 브릿지나 step car가 비행기에서 안전하게 멀어지고 나면, delivery control에 비행기가 출발(departuer) 준비가 다 되었음을 보고합니다.


delivery control에서는 각 항로 상의 체공 항공기 댓수와 고도 점유 상태 등을 파악하여 비행기들의 traffic status를 조절하는 flow control을 하여, 계산된 시간이 되면 비행기를 계류장을 관할하는 apron(or ramp) control로 인계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남아로 가는 서해안 항로와, 유럽/몽골/러시아/북경/연변 등으로 가는 중국 항로가 항공기가 너무 많아 지상에서부터 지연이 많이 됩니다.)

apron cotrol과의 무전교신을 통해 push back 및 엔진 시동 허가를 받으면, 엔진시동 준비를 마치고, before start check list를 수행한 후 지상의 조업사에게 어느 방향의 어느 지점으로 비행기를 밀것이고, 엔진시동에 관한 특별지시사항을 알려줍니다. 그리고는 엔진시동을 걸고, 정비사가 마지막 점검을 하고, 기장은 비행조종면 점검 및 엔진 지시치 정상유무 점검을 한 후, 이륙 플랩까지 세팅하고 나면, after start checklist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나면, 부기장이 apron control 관제사에게 "request taxi"를 요청하면, 계류장 상황에 따라 관제사가 대기 또는 지상 이동경로를 불러주면서 어디까지 가라고 지시해 줍니다.

"Pan Am 001, taxi to holding point A15, via K, A after your right side American B-747"

그러면 부기장이 read back을 하고 기장이 다시 복창을 하고, 지시된 경로로 자력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매우 쉬울 것 같지만, 아래에 올려 놓은 시카고 오헤어 공항이나 도쿄 하네다 공항은 거의 1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수십대의 비행기가 각기 다양한 목적을 위해 관제사들과 교신을 합니다. 그래서 교신이 잠시 멈추는 시간을 낚아채서 관제사와 교신하는 것도 일종의 기술이고, 관제사들은 수없이 많은 비행기들과 교신을 하다보니 대단히 빠른 속도로 정보를 불러줍니다. 이런 것들을 머리로 외우거나, 받아 적는 것도 기술이라면 기술입니다.^^




이렇게 해서 계류장에서 나와 활주로로 향하는 이동로인 taxi way인 B까지 오게 되면 ground control 관제사가 사용하는 주파수로 넘어갈 것을 지시받게 됩니다. ground 관제사에게 현재 나의 위치와 허가받은 이동 한계점을 통보하면 관제사는 이륙 활주로까지의 이동경로를 다른 항공기들과의 이륙 순번을 고려해서 지속적으로 지시합니다.


하지만, 인천, 시카고, 하네다, 북경같은 경우는 심하면 수십대의 비행기, 보통 10대 정도의 비행기가 이륙을 위한 순서를 기다리기 일쑤입니다.

또한 북경이나 상하이 같은 중국이나 사회주의국가의 경우는 계류장에서부터 언제쯤 push back이 가능한지, 붙잡아 두는 이유는 무엇인지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그저 "stand by"라고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륙을 위한 대기시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 이륙순서가 몇번째인지? 언제쯤 이륙이 가능한지를 서방국가들의 경우 잘 알려주는데 사회주의 국가들은 왜 그러는지 도통 이해불가입니다.


이렇게 비행기들이 밀리면, 기장은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몇분 후, 몇십분 후에 이륙이 가능할 지를 계산해야 합니다.

일단은 아무런 정보없이 탑승한 채 기다리는 손님들이 불안해 하시고, 객실 승무원들에게 그 불안의 화살을 돌리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십분을 기다려야 되는 경우는 가벼운 소프트 드링크같은 서비스를 제공토록 협의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는 taxi way 상에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 북경에서 언제 뜰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시간 반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는 연료를 계산해야 합니다. 여객기는 연료를 항상 가득 채우고 다니지 않습니다. 엄청난 무게의 연료를 가득 싣고 나면 연비가 나빠져 비싼 연료가 낭비되고, 이착륙시 항공기에도 무리가 가서 기체 수명을 깎아 먹기 때문에 수백 수천회의 비행 자료와 연료 계산을 통한 법정 예비연료와 기상조건을 충족하는 양만큼의 연료만을 탑재하기 때문에 엔진 시동을 걸어 놓은채로 장시간 대기시에는 목적지 공항까지 갈 연료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미리 계산을 통한 결심을 하고, 이륙 우선권을 받거나, 다시 계류장으로 돌아와서 연료를 재보급받고 가야 합니다.


그러다가 이착륙을 관장하는 tower controller(관제사)에게로 주파수 이양이 되고 나서 이륙을 위한 활주로 진입을 지시 받으면, 객실에 이륙신호를 주고, 객실에서의 이륙준비를 위한 모든 승객의 착석과 기물들의 고정이 끝났다는 이륙 준비 보고를 받아야 합니다.

아무리 관제사가 가까운 거리에 착륙하는 항공기가 있으니 빨리 이륙하라고 해도, 객실에서의 이륙준비 보고가 없이는 이륙하면 안됩니다. 좌석에 앉지 않은 손님들이 넘어져 다치거나, 음식이 들어있는 cart같은 무거운 물건들이 움직여서 사람들을 덮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장은 이륙준비신호를 언제 객실에 주느냐도 고민해야 합니다.


자세한 이륙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설명하겠습니다.


이륙을 하고, 바퀴를 넣고, 플랩을 넣으면서도 정해진 SID(Standard Instrument Departure : 표준계기 출항절차)에 주어진 고도와 장소를 통과해야 합니다.

아래는 도쿄 하네다 공항의 SID 중 한개의 예입니다.

Climb on heading 337˚, at or above 700', turn RIGHT direct to TT502, to LOCUP at or above 5000', to URAGA, to MIURA at or above 9000'

337도 방위로 상승을 하다가, 700피트를 통과하면 , 우선회해서 TT502로 바로 갔다가 LOCUP를 5000피트 이상으로 통과 후 URAGA를 거쳐,MIURA를 9000피트 이상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만일 비행기가 무거워 정해진 고도 이상으로 통과하지 못하거나, 비행기가 가벼워 정해진 고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했는데 올라가면 안됩니다.




이러한 절차를 수행하면서도 일정고도가 되기 전에 After Take Off Checklist를 수행해야 합니다.

혹시, 바퀴를 내놓고 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속도가 안나고 고도를 못올라가고 연료 소모가 많아지고 등등), 여압계통은 정상적으로 작동중인지(만일 정상 작동하고 있지 않으면 2005년 8월 14일  키프로스 라나카 공항을 출발하여 체코 프라하로 향하던 키프로스의 LCC 헬리오스 항공 522편 B-737 여객기가 정비사가 여압장치를 점검후 auto로 원위치시키지 않았는데, 기장과 부기장도 그것을 잡아내지 못하고 여압이 작동되지 않아 상승 중 기체의 기압이 떨어져 탑승객 전원이 비행중에 실신해서 결국 그리스 아테네 인근 야산에 추락하여 탑승객 121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등을 점검합니다.


더우기 상승/강하 중 10,000피트 이하는 critical phase로 규정하고, 조종과 무전 교신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10,000피트를 통과하고 나면 속도를 증속해서 지정받은 순항고도까지 공항 관제권을 담당하는 departure 관제사의 관제 하에 지시된 고도를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상승하는 도중 통상 비행장 반경 25NM인 TMA를 벗어나게 되면 항로 관제를 담당하는 FIR 관제소로 이양이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부는 대구 CONTROL이, 서부는 인천 콘트롤이 관제를 담당합니다. (일본은 도쿄, 후쿠오카, 삿포로, 나하, 고베 콘트롤 등이 있습니다.)


지정된 순항고도(통상 국내선은 30,000 피트 이하, 국제선은 30,000피트 이상)에 도달하면, 좌우측 고도계를 확인해서 두 고도계 사이는 75피트, 지정된 고도와는 200피트 이내의 오차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것은 RVSM(Reduced Vertical Separation Minima or Minimum)이라는 절차 때문입니다. 보통 지상의 도로는 좌우로 차선이 존재하지만, 하늘의 항로는 좌우로 차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위 아래로 차선이 주어집니다. 과거에는 각 차선의 구분이 2,000피트 간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위아래로 500피트 오차 내로 비행하면 서로 최대 오차내로 비행해도 공중충돌없이 비행할 수 있다고 간주되었죠. 하지만, 항공운수업이 발달성장하면서 하늘길은 금방 포화가 되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RVSM입니다. 즉, 차선의 폭을 위아래 2,000피트에서 1,000피트로 줄여서 차선을 2배로 늘리는 겁니다. 대신 전 고도 영역에 걸쳐서 간격을 좁히는 게 아니라 FL290(29,000피트) ~ FL410(41,000피트)까지의 고도대역만 간격을 1,000피트로 줄이는 겁니다. 이러한 공역에서는 300피트 이상 고도가 지정된 고도에서 위아래로 이탈되면 안됩니다. 따라서, RVSM이 적용되는 고도에서는 AUTO PILOT이 반드시 요구됩니다. 

또한, 여압, 연료, 유압 등 각종 시스템을 확인하고, "Ladies and Gentlemen, This is your captain speaking...."이라고 시작되는 기장 안내 방송을 실시합니다. 이 기장 안내방송은 각 항공사별로 정해진 문구에서 순항고도/속도/비행시간/도착예정시간/도착지 기상 정보만 업데이트해서 타이트하게 방송하기도 하고, 기장의 판단에 자유롭게 맡기는 회사도 있고, 다양합니다.(한국국적의 FSC들은 회사에서 정해준 문장대로 방송합니다. 워낙 다양한 손님이 타셔서 다양한 complain을 하시기 때문이죠. 한가지 예로, 도착 40분 전 방송을 하면서 어떤 기장이 "즐거운 비행이 되셨습니까? 저는 기장입니다.... 후략"이라고 방송했다가 부모님 임종을 못지켜보고 급히 귀국중이던 손님의 마음이 상해서 complain을 강하게 하시는 바람에 '즐거운'이란 단어 대신 다른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기장안내방송은 은근히 신경쓰이는데, 한국인 승객들 중에는 영어에 능통하시거나 관심이 많으신 승객들이 많으셔서, 기장의 영어 발음과 엑센트, 인테네이션, fluency 등을 주의깊게 들으시고, 항공사로 조언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동구권이나 동남아 출신같은 비영어권 외국인 기장의 방송에는 별다른 말씀이 또 없기도 하셔서 헤깔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장 안내방송이 끝나면 flight plan을 정리합니다. 한명은 밖과 계기판을 보면서 비행에 집중하고, 한명이 정리하는 게 원칙입니다.

각 way point 별 통과 예상시간을 적산해서 기록해서 schedule time과 비교해서 적정 순항속도와 고도를 산출하고, 통과시마다 당시의 고도와 연료를 기록해서,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계산합니다. 그래서, 현재 고도로 가면 연료가 부족하거나 늦어질 것이라고 판단되면 최적의 고도로 상승 또는 강하하기 위한 요청을 관제사에게 하고, 관제사의 지시사항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비행을 나오면서 가지고 왔던 각종 필수 지참 서류들을 잘 챙겨놓습니다.(가끔 관제사가 서류 관련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공역통과 허가서 또는 permission number라고 부르는 것들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오토파일럿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합니다.

계획되었던 루트대로 잘 가고 있는지,

waypoint check(길 똑바로 잘 가고 있는지)


time check(몇분이나 차이나는지 : 기준 시간 이상 차이나면 통제센터와 관제사에게 보고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연료체크(계획되었던 것보다 많이 적으면 기름이 새는 지를 점검해봐야 하고, 나중에 비정상 상황 시 활용 가능한 잔여연료 계산 등을 해야 합니다), 


기상 체크(목적지, 목적지 예비공항, 항로상 예비공항, 항로상 날씨 등을 점검해서 예비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체의 전반적인 모니터(특히 여압, 눈비나 구름 통과시는 동체와 날개의 착빙상태, 진동이나 경고등 점등 여부, 연료탱크별 사용여부 )


737은 캐빈 온도 체크(737은 디지털 온도 지시장치가 없어서 더우면 추운 쪽으로 조금 돌리고, 추우면 더운 쪽으로 조금 돌리는 식으로 온도 조절을 해야 합니다.)


혹시나 생길 비상상황 대비해서 항로상의 비상착륙을 위한 대체 공항 선정, 대체 공항 기상이랑 NOTAM 특이사항 확인)


연료부족 예상시 최적의 순항고도 계산,


머릿속에 대표적 비상 상황 몇개(제일 치명적인 것으로 여압상실, 엔진 손상, 화재, 센서계통 부작동으로 인한 airspeed unreliable 등) 떠올리면서 비상 발생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하기 (mayday mayday mayday Pan Am 003, position 00, altitude 000, now emergency descent, heading 350, soul on board 200, request rocal altimeter 등등.)

최저 안전고도 10,000피트 이상의 산악지대(천산산맥, 히말라야 산맥, 알래스칸 산맥, 안데스 산맥)를 통과할 경우에는 여압이나 엔진계통이 고장나도 10,000피트 이하로 강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emergency escape route를 확인하고 해당 절차를 remind 하기등등..


관제사와의 ATC  monitor(일반 교신 주파수랑 비상 주파수 둘 동시에),


다른 관제소나 다른 나라로 넘어갈 경우 무전 주파수를 넘어가서 교신해서 통신 상태를 유지하기,

 지상 관제 레이더와 VHF 주파수가 더 이상 닿지 않는 대양 공역이나 고비사막, 시베리아, 캐나다 북부의 툰드라로 들어가는 지점이 되면 도쿄 RADIO, San Francisco radio, 브리스번 radio 등의 HF 무전기(전리층 반사를 통해 수평선 너머의 무선국과도 교신이 가능한 장파 RADIO로 송수신 감도가 아주 불량하고 태양흑점 폭발, 태양풍 등의 영향을 잘 받습니다.)를 통한 교신 및 위치 보고 등을 정해진 지점마다 실시하면서 위에서 실시했던 일들을 지속적으로 실시합니다.


또한, 몽골, 중국, 카자흐스탄과 같은 특정 국가들은 자국의 관할 영역으로 진입전 특정한 절차와 주파수로 진입관련 정보를 통보하도록 하는 절차를 요구합니다. 이런 경우 이런 절차도 미리미리 준비했다가 수행해야 합니다.


그밖에도 EDTO(Extended Diversion Time Operations) 또는 ETOPS (ExTended OPerationS)이라고 하는 절차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각국의 항공규정과 과거의 현재보다 발달되지 못한 기계공학 때문에 쌍발엔진 비행기가 비행중 1 엔진이 고장나도 나머지 1개의 엔진으로 가까운 비상공항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기계적으로 신뢰성을 얻은 시간은 1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비행기는 비행시 비행경로를 해당 비행기가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장들로부터 1시간 이상 떨어져서 가는 비행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서양이나 태평양, 시베리아, 북극, 남극 등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최단 직선 경로를 놔두고, 섬과 섬사이를 날아서 원치않는 우회 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기술이 발달하고 엔진 운영의 기록이 누적되어 신뢰성이 축적됨에 따라 이 제한은 1시간에서 2시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났고, 최신의 B-777이나 B-787같은 쌍발 여객기들은 이 시간을 207분 즉 3시간 27분까지 허용받게 되었습니다.

즉, 비행 중 1개의 엔진이 고장나도, 1개의 엔진으로 비행을 계속해서 3시간 27분 거리 안의 공항에만 도달할 수 있으면 되게 되어, 장거리 대양 횡단 비행시 우회하는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207분 EDTO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절차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런 절차를 수행하게 됩니다.




바로 아래 사진의 FLIGHT PLAN 하단을 보면 EDTO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태평양 상의 팔라우에서 인천까지 오는 비행인데, EDTO ALTERNATE AIRPORT가 PTRO(팔라우)와 ROAH(오키나와 나하)임과 해당공항의 유효시간, 거리, 중간 지점에서의 반드시 있어야 하는 연료, 예상연료량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정말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부터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많은 작업을 하는 동안 비행기는 AUTO PILOT으로 자기가 알아서 날아가는 AI가 아닙니다.

비행기 조종석 정면의 계기판 상부에는 아래 그림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 계기는 MCP(Main Control Panel)이라고 부르는 장비입니다.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이 기장과 부기장의 navigation display에 원하는 course를 지정해서 표시해주는 다이얼,

왼쪽에서 두번재 200이라고 쓰여진 다이얼이 속도,

세번째 다이얼(359)가 원하는 방위,

네번째 다이얼(11000)이 원하는 고도)이고, 주변의 수많은 버튼과 스위치는 각종 비행과 관련된 mode의 선택과 해제, 작동 스위치들입니다.


오토 파일럿은 시키는 일만 합니다.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탑과 같습니다. 집에 있는 데스크 탑은 우리가 프로그램을 띄어놓고 입력값을 주거나 명령어를 입력 또는 하이퍼 텍스트나 버튼을 클릭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하고, 일을 시켜도 시킨 일만 합니다.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 없습니다.


오토 파일럿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떤 점들을 지정해주고, 이 지점들을 속도 300노트, 고도 30,000피트로 가라고 하면 그 일만 합니다.

가는 도중 돌풍을 만나도, 폭풍우를 만나도, 심하게 흔들려도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앞에 가는 비행기와 너무 가까와져도 개의치 않습니다. 

엔진이 고장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상에서 컴퓨터에 아무리 비행경로와 원하는 고도를 입력해 놓았다고 해도 관제사가 허가해 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오토 파일럿은 관제사와 끊임없이 협조하면서, MCP와 FMC를 통해 끊임없이 속도, 고도, 경로, LNAV, VNAV, HEADING, TRACK, LEVEL CHANGE, Vertical Speed, APProach, LOCalizer, VOR 등의 mode switch를 적절하게 선택하고, 입력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비행중에 만나는 폭풍우도 피하고, 연료를 세이브할 수 있는 경로와 고도, 난기류를 피하는 길로 갈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항 중에는 이착륙이나 접근 단계보다는 여유가 있어서 1명이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던가, 조종석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식사를 하기는 하지만, 포커를 친다던가, 잠을 자거나 소설을 읽는다는 등의 비행과 무관한 행위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이륙에 대해서 시간이 난다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